독일어입문 수업이 끝나고 곧장 신림역으로 버스를 타고 나섰다. 일단은 무엇보다 그저 머리를 정리하고 싶었다. 뇌속에 엉키듯 섞여들어간 외국어들이 매우 낯설어진다. 물론 익숙한 것은 없다. 다만, 이제 쉽게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게, 봉인해제된 나의 언어가 타인의 언어 속에 흐물흐물 기어들어간다. 

커피맛이 달착하게 흘러잡힌다. 그래도 그 안에서 씁쓸한 하루를 발견한다. 아니, 무엇보다 차라리 모든 것이 흩어지길 바란 것일지도 모른다.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모습이 생각난다. 눈 앞에서 산산조각처럼 붙어서 흐물거린다. 

옆에 앉은 사람은, 그들이 참 당당하게도 거짓말을 한다. 그리고 안색이 급작스럽게 바뀐다. 

얼굴에 가면을 뒤집어 쓴다. 귀까지 찢어질 듯 올라간 입가에 씁쓸한 기분마저 든다. 



누군가의 입놀림에 쉽게 놀아나지 않길. 
SATSUYAKI l 2010.03.24 23:2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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